오랜만에 다시 찾아뵙습니다. 사실 올해 12월은 조금 되새기면서 반성하는 달로 만드려고 했으나 참 세상 사는 이야기들이 엄청나게 재밌다 보니 항상 주제가 쏟아져 나와서 이번 주제도 참을 수가 없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기업 분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SK는 엄청난 기업 분할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도 마찬가지이고 LG화학도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이 창립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슈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도시바, 존슨 앤 존슨, GE가 최근에 기업 분할을 하겠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번 이슈를 한 번 다루어 보고 기업 분할에 대한 제 코멘트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한 번 봐보실까요?
1. 대기업들의 체질 개선?
기존에 한 시대를 아우르던 대기업들이 분할을 하고 있습니다. GE같은 경우 항공엔진을 주로 하던 기업이었는데 점점 더 몸집이 커져 에너지, 헬스케어, IT까지 진출했던 한 때 시총 1위까지 했던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이 각 다른 사업부끼리 서로 안 맞게 되어 문어발식이 실패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2018년에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GE도 안에 있는 사업부를 헬스케어, 에너지, 엔진 사업부로 나누어 분할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JNJ(Johnson & Johnson)도 마찬가지로 제약회사로 유명한 회사인데요. JNJ도 두 가지 사업부로 기업을 분할하려는 방침인데요. 소비재 분야와 신약 개발 분야를 나누어 운영한다는 방침입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아는 상품은 콘택트렌즈인 아큐브, 두통에 효과있는 타이레놀 그리고 화장품인 뉴트로지나까지 소비재 분야에서 대부분 유명한 제품군들입니다. 신약 개발 분야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JNJ의 자회사인 얀센이 백신으로 만든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와 안정적인 수입을 낼 수 있는 소비재 분야로 서로 분할을 해 오히려 투자매력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이제는 동북아시아로 넘어가 일본의 대기업인 도시바도 기업 분할에 칼을 들었는데요. 인프라 서비스 / 디바이스 / 도시바 그룹(반도체)으로 3개의 회사로 분할하려는 방침입니다. 도시바의 인프라 서비스는 풍력발전, 철도, 배터리 사업, 디바이스는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와 파워 반도체, 도시바 그룹은 낸드플래시로 유명한 키옥시아 그리고 도시바 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할로 인해서 각 대기업들의 분할의 모습을 보시면 안정적인 사업부와 성장성이 두드러진 사업부로 나누어 각 사업부만의 투자매력도를 높이고 기업 성장에 발돋움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기업 성장에 정진하는 듯 합니다.
2. 하지만 무조건 분할을 옳지 않다.
갑자기 분할하는 기업들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 움직인 이러한 경영 전략들이 무조건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던 GE, JNJ, 도시바와 같이 이러한 기업들은 인수 합병으로 사업다각화로 인해서 사업다악화가 된 케이스, 성장성이 저해되어 투자매력도를 높이거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분할을 하려는 케이스로 나뉘고 이러한 전략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보시면 행동주의 투자사들이 하는 얘기가 다 '분할'입니다.
행동주의 투자라면 성장이 둔화된 기업이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업들의 지분을 사들여 의결권을 가져 경영진을 압박하거나 경영진을 교체해서 기업의 턴어라운드(기업이 다시 실적이 올라오는 경우)를 만들어 주가는 올라가고 때에 맞춰 파는 투자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 거물 중 빌 애크먼, 칼 아이칸이 있습니다. 그래서 행동주의 투자사들이 주로 기업 분할이라는 방식을 통해 기업 성장을 이끌어 가려는 것이고 이게 요즘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회사의 내부 사정을 안 보고 성장성이 저해된 기업들의 지분을 사 무조건적인 분할을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GM을 예로 들어볼까요? GM은 미국의 완성차 업체입니다. GM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쉐보레, 캐딜락, GMC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이 나오기 전에 그저 소비재로만 분류되던 섹터였습니다. 게다가 낡은 이미지도 있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쏘아 올린 전기차 붐이 GM도 발맞춰 따라갑니다. 하지만 월가에선 GM에게 전기차 사업부를 분할하라는 압박을 합니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서 만든 배터리 회사인 Ultium(얼티엄)의 이름을 따서 분할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메리 바라 GM CEO는 꿋꿋하게 전기차 개발에 힘을 쏟았고 결국엔 분할하지 않고 내부에서 체질 개선을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많았던 미국 GM 노조와의 협상도 잘 마무리되어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될지 주목이 됩니다.
물론 GM이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아닌 도이체방크에서 나온 이야기이고 도이체방크도 새로운 이미지를 위해선 GM의 전기차 사업부를 분할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으면 다르게 보일 텐데요. 일본의 대기업인 소니는 행동주의 투자사인 '써드포인트'가 소니 홀딩스의 기업 분할을 도모하고 있는데요. 워크맨으로도 유명한 소니가 본인들이 하려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이루려던 소니가 결국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IT의 최강자가 된 애플에게 내주었고 삼성에게도 가전에 밀려 침체기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소니는 꿋꿋하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이루려는 목표는 변하지 않는데요. 결국엔 이러한 시도는 성공을 하였고 히라이 가즈오 전 7대 CEO가 모리타 아키오 전 3대 CEO의 꿈을 실현시켰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플랫폼과 게임 IP를 통해 비디오 게임 시장을 제패했고 소니 픽처스와 소니 뮤직으로 IP 확장으로 소프트웨어를 강화시키도 했고 프리미엄 TV, 게임기, 이미지센서에서 하드웨어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결국엔 소니가 분할을 하지 않고도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예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3. 마무리
그래서 결국엔 중요한 시사점은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무조건적인 분할이 아닌 대기업 안에 있는 저성장 혹은 필요 없는 사업부는 매각하거나 점점 회사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서로의 사업부가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대표적으로 소니라고 보셔도 됩니다. 소니의 게임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를 통해서 메타버스, VR, 픽처스 IP, 뮤직 등 서로 유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기에 앞으로의 성장성이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삼성도 최근에 무선사업부를 가전과 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해 MX 사업부로 합쳐 이전 SK와 포스코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X가 (eXperience) 경험을 통해서 서로 유기적 연결을 위한 생태계 구축을 삼성이 원하는 것인데요. 차량, 가전, 모바일 등 다양하게 연결이 가능하고 최근에는 로봇 시장에서도 진출을 하였기에 가전 부분의 멀티플이 부여되지 않을까 합니다.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의 대표적인 합병과 통합이 있고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분할 방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회사의 내부 사정을 고려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입니다. 좋은 주말 되시고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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